최근에는 불멸의 이순신을 읽었습니다. 김탁환은 원균처럼 '기록을 남기지 못한 장수'에게도 꽤 너그러웠습니다. 나는 이순신이란 남자를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칼의 노래를 읽었을 때도 그렇지만, 아무리 그의 심리를 작가가 공을 들여 묘사한다고 하더라도, 아무리 그의 고뇌가 가슴을 치더라도 결국 그는 내게 이 세상에 있었다는 게 신기한 영웅입니다. 밥을 먹고 똥을 싸고 끝에 이르러서는 나보다도 약한 육체를 가지고, 임금에게 인정받지 못하면서도 충의 이념으로 세상을 살고 죽었던 사람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같은 해에 임금에게 버림받고, 어머니를 여의고, 두번째 백의종군을 맞고, 자신이 이루어놓은 모든 것이던 수군의 전멸소식을 듣고, 막내아들을 잃은 남자가 어떻게 견딜 수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인간의 생명은 질기고 강한 것이라지만 내 연약함에 비추어볼 때 이 사람을 이해하는 것은 우주에서 온 클락켄트를 이해하는 것보다 힘든 일입니다. 이해하려고 노력하다가 결국 김훈식 표현을 빌려 기진맥진하게 됩니다. 어쩐지 나는 원균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후세의 눈으로 이순신을 존경하는 일은 쉬워도 가까이서 이순신을 사랑하기는 힘들었을 겁니다.
문득 티비 드라마 이순신이 보고싶어졌습니다. 김명인은 연기한 이순신을 보면서 이 사람은 어떻게 이순신을 이해했는지 보고싶습니다.
마음을 풀겸 가벼운 판타지 소설을 읽기로 했습니다. 요즘은 SKT를 읽습니다. 결국 비극으로 끝날 것 같지만, 그래도 아직은 미온이라는 예쁘고 발랄한 캐릭터가 펼치는 이야기가 좋습니다. 당장으로서는 '카론은 호모인데 왜 결혼을 한거지?'정도의 느낌밖에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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