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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빛나는>을 제외하고는 제일 재미있게 본 에쿠닌 가오리의 소설이다. 그러나 즐겁게 보진 않았다. 나는 이 여자의 산만한 시선과 자기연민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너무 예뻐서 슬프다'고 말하는 여주인공들은 티비에 나오는 얼굴 이쁘고 머리 좋은 아나운서만큼이나 재수가 없다. 그러나 가끔, '나는 슬프지만 그래도 살아야지.'라고 그녀가 말해올 때면 나는 이 여자의 아름다운 옆 얼굴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것이다. [각주:1]

남편이 있는데도 다른 남자, 그것도 한참 어린 남자를 사랑하게 된다는 점에서 시후미와 키미코는 어리석은 여자다. 그녀들이 그녀의 남편에게 행하는 기만이나, 약속의 불이행이라는 도덕적인 관념을 접어두고라도 누구에게도 당당할 수 없는, 그 어떤 이익도 볼 수 없는 사랑을 한다는 점. 생활을 부정할 정도로 미숙하지 않은 나이에 생활을 송두리째 뒤흔들 수 있는 사랑을 해버리고 말았다는 게 안타깝다. 유부녀들은 네가 날 완벽히 소유하지 않기 때문에 내가 널 완벽히 소유하는 것도 미안해지는 사랑을 한다. 자신의 어린 내연남이 언제든 자기를 떠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사랑하지 말아야지, 매번 매일 다짐하지만 그럼에도 그녀들은 사랑에 빠진다. 그래서 그녀들의 부도덕에도 그녀들은 안타깝고 슬퍼보인다. 그래서 에쿠닌가오리는 그녀만의 꿈같은 해결책을 제시해준다. '함께 살지는 못해도 함께 살아가기'는 하겠다는 남자. 그녀가 있는 것만으로도 함께 맛보는 음식이 함께 듣는 음악이 몸속에 꽉차는 토오루를 통해 에쿠닌 가오리는 슬프지만 외롭지는 않은 환상을 제공한다.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누군가는 상처를 입겠지만 소설의 결말로는 괜찮다. 나는 위안받고, 그녀의 그리고 그의 사랑을 응원할 수 있다.


  1. 물론 내가 이여자를 싫어하지 않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그녀의 앞모습 사진을 봤기 때문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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